헤드라인▽
샤먼(Shaman)과 징크스(jynx)
작성 : 2021년 10월 06일(수) 13:15 가+가-

사진=논란의 \\\'王\\\'자 손바닥

[신동아방송=조도환 논설위원] 허영만 화백의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이하 ‘말무사’)라는 작품을 보면 광활한 초원의 언덕위에서 성별을 알기 어려운 ‘노인’이 머리에 두건을 쓰고 주문 같은 소리와 함께 하늘을 나는 커다란 새와 교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이 ‘노인’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사람들과 갓난아기를 데리고 온 사람,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 자들이 찾아와 중요한 일을 의논하는 장면들이 나오는 등 ‘말무사’는 이처럼 주요 장면마다 이 ‘노인’을 등장시키는데, 이 작품의 배경은 칭기즈 칸의 몽골이며, 이 ‘노인’은 예언자이자 샤먼인 ‘텡그리’라는 종교 지도자로, 몽골제국 형성에 프로파간다(선전)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존재로 그려진다.

‘가장 강한 제국을 이룰 때까지 평생 동안 말에서 내리지 않겠다고 맹세한 무사’라는 뜻의 허화백의 ‘말무사’는 칭기즈 칸에 대한 이야기로, 그도 텡그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 중요한 결정은 그에게 먼저 의뢰했으며, 몽골 제국과 함께 급속도로 세력이 커진 텡그리는 세계적인 제국의 종교 지도자가 될 뻔 했으나, 텡그리즘은 기본적으로 사제나 성직자와 같은 체계와 논리적인 교리를 갖추지 못한데다가, 당시 텡그리인 ‘텝 텡그리(커커추)’가 칭기즈 칸을 우습게 본 끝에 처형당하면서 텡그리즘은 사실상 몰락하게 된다.

샤면은 주로,
축제와 기우제 때 제사를 관장하거나,
사람이 죽으면 영혼을 좋은 곳으로 인도하고,
병이 들면 악귀를 물리쳐주고,
아이가 태어나면 운명을 미리 점쳐 주고,
‘징크스’에 대한 부적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현대 종교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하겠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제이슨 지암비’는 슬럼프 때 탈출 방법 중 하나로 끈 팬티를 입는데, 끈 팬티의 효과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고 알려진 것은, 그의 팬티를 빌려 입은 ‘데릭 지터’의 “32타수 무안타 슬럼프였을 때 그 팬티를 착용하고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는 인터뷰였다고 한다.

한국프로야구에선 ‘야신’이라 불리는 김성근감독의 “노란팬티를 입고 경기를 했을 때 승리를 해 한동안 팬티를 갈아입지 않았던 적도 있다. 우연한 기회 입었는데, 벗지 않자 내리 4승을 하고 우승하는 기적을 이뤄냈다.”는 노란 팬티 징크스로, 이는 끈 팬티나 노란 팬티가 불길한 일을 막아주는 일종의 부적이라 할 것이다.

징크스(jinx)는 예상할 수 없는 불길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인과관계가 분명한 일이 아니라서, 대부분 징크스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공포(fear)로 작용하기에, 위의 사례처럼 자의든 타의든 부적을 갖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셀프 부적 쓰는법' 유튜브 성지순례... 놀이가 된 윤석열 '王' 자
누리꾼들, 손바닥 부적 쓰는 법 일러주는
무속인 유튜브 채널에 방문, 인증 댓글
손세정제로 유성매직 지워지나 실험도
2021.10.06. 한국일보)

민속적으로는 여전히 ‘텡그리’를 단군왕검에서 유래된 ‘당골네’로 보는 견해도 있어서, 한 정치인의 ‘王’자 손바닥은 전통문화를 소환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그 부적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엉터리일 때 하는 ‘x탱구리’라는 비속어도 텡그리에서 파생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니, 정치인의 언행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조도환 논설위원 기사 더보기

smspd1@naver.com

실시간 HOT 뉴스

가장 많이본 뉴스

기사 목록

신동아방송 지역방송국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