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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지지 자지 아지(天知 地知 子知 我知)
작성 : 2022년 09월 29일(목) 01:21 가+가-

사진=미국 공영방송 VOA에 게재된 尹통 사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동아방송=조도환 논설위원] 위·오·촉 3국이 중원을 장악하기 위해 격돌하던 당시, “20년이 넘도록 숱한 전쟁을 치러왔지만 이렇게 굴욕적인 패배는 처음이다.”라는 조조의 말처럼, 적벽대전 참패 후 관우와 유비의 공세에 수세가 된 조조는, 전선이 교착되면서 군량도 바닥을 보이고 탈영병이 속출하자,
번성으로 회군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싶었으나 마땅한 명분이 없어 고민이 많던 중에,
하후돈이 그날의 ‘군호’를 묻자 저녁반찬으로 먹던 닭갈비를 보며 무심코 “계륵”이라고 중얼거렸고, 이를 들은 하후돈은 병사들에게 전달하는데,
‘오늘의 암구호’가 계륵이라는 것을 알게 된 양수는 조조의 심중을 알아채곤 하후돈에게 “승상이 곧 후퇴를 명할 것이니 미리미리 짐을 싸두라”고 지시하게 된다.

당시의 전쟁이라는 것이 특별한 무기나 개인의 능력보단 병사들의 사기와 머리수에 좌우되다 보니, 군량 떨어지고 탈영병 속출하며 사기가 바닥을 치던 군대에 필요한 것은 필승의 전투의지 고양이었음에도,
최고 사령관이 철수를 명하기도 전에 나온 작전참모의 후퇴 해석에, 군의 사기가 더욱 떨어지며 자중지란이 벌어져 전투에서 패하게 되고, 속마음을 들켜 민망했던 조조는 작전실패의 책임을 양수에게 돌리며 퇴각의 명분으로 삼는다.

그 후 전투에서 위연의 화살에 앞니를 잃은 조조는 결국 후퇴를 명하게 되고, 군기를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꾀돌이지만 현명하지 못했던 양수를 처형하게 된다.

양수는 위나라의 오랜 신하인 아버지 양표와 살았는데, 양수 처형 이후 해쓱한 양표를 본 조조가 그 연유를 묻자, “선견지명이 없어 아들을 잘 가르치지 못해 죄를 짓게 만들었고, 아들이 죽고 나니 ‘아들 잃은 소와 같은 기분’입니다.”라며 자식 잃은 심정을 전하자 당사자 조조가 머쓱해했다고 한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뜻하는 노우지독(老牛舐犢)의 유래다.

양수는 청렴하고 어진 증조부 영향을 받으며 자랐는데, 그는 후한의 중신 양진으로, 후학을 양성하던 그가 유명해진 것은, 어느 날 커다란 새 한 마리가 꼬리 세 개 달린 장어를 집 마당에 떨어트리자, 한 역술가가 ‘귀공은 곧 삼공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풀이 했고, 과연 그의 말대로 벼슬을 하게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 벼슬 중 동래태수(東萊太守)로 임명되어 동래로 가다가 잠시 머무르게 된 창읍에서의 일화는 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는데,
당시 창읍현령은 과거 양진이 천거한 왕밀이라는 자로, 양진에게 은혜를 갚는답시고 금품을 전달하려 하였고(某也無知), 이에 양진이 거절하였으나, “지금은 한밤중이라 아무도 아는 자가 없고 금도 10근에 불과하니 성의를 봐서 받아주시죠”라며 채근하자,
양진은 “하늘이 알고( 天知), 땅이 알고(地知), 네놈이 알고(子知), 내가 아는데(我知),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四知)”라고 호통 치자 왕밀은 얼굴을 붉히며 황망히 떠났다고 한다.

양수는 잘못 놀린 혓바닥 때문에 제 몸을 망쳤고, 청렴한 공무원이었던 양진은 옥리를 내세운 부패한 권력의 모함으로 숙청당하게 되나, 역사는 그의 명예를 회복시킨다.


환율은 끝을 알 수 없이 치솟고, 주식시장은 바닥을 뚫고, 전쟁은 확전되며 세계경제가 동반 추락하는 와중에,
시정잡배나 사용할 법한 말투로 불거진 소모적 논쟁은 국론만 분열시킬 뿐인데,
계륵의 속내도 들키고 작전도 실패해 세계적 조롱거리로 전락한 처지를 모면하고자, 민심은 아랑곳없이 사과가 아닌 더 큰 분란이 일 법적대응과 정쟁을 택한 것은 아닌지, 속내가 궁금할 따름이다.

맹자는 “정치인이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하고, 말을 몽둥이처럼 휘두르면 민심은 떠나고, 책임을 외면하고 신뢰를 잃으면 ‘왕 노릇’도 물 건너간다.”고 일갈했다.

‘천지 지지 자지 아지’, 손바닥의 王자로는 하늘을 가릴 수도, 민심을 조작할 수도, 권력을 yuji할 수도 없다.
‘눈감고 아웅’도 정도껏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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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spd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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