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신과 인간, 제우스(Zeus)와 텡그리(Tangri)
작성 : 2022년 10월 05일(수) 13:56 가+가-

사진=잘못된 신탁을 받은 것 아니냐며 지금도 이어지는 조문논란. sns갈무리

[신동아방송=조도환 논설위원] 인류 최초의 문명발상지라 여겼던 나일 강 유역을 '문명의 요람(cradle of civilization)'이라 부르며 ‘수탈의 시대(대항해 시대)’를 지나며 ‘대 약탈’에 나섰던 서양은, 나일 강 이외의 지역에서 더 오래된 문명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집트는 BC3000년경의 문명으로 추정됐으나 새롭게 찾아낸 근동의 메소포타미아문명은 그보다 앞선 BC7000년경이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문명의 요람’은 그 폭을 확대하게 된다.

새로운 문명이 발견되자 여지없이 영국 등 서양은 근동에 숨겨져 있던, 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장신구와 예술품 등 고대인들이 감춰둔 문물을 약탈하는데, 그 중 쐐기문자로 새겨진 수메르 점토판은 한동안 해석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아제르바이잔 출신으로 아람어에 정통한 미국인 ‘제카리아 시친(1920~2010)박사’가 쐐기문자가 아람어 기반임을 밝히면서, ‘신과 인간’의 비밀이 풀리기 시작한다.

‘문명의 요람’은 처음엔 이집트 문명을 지칭했으나, 메소포타미아가 발견되고 이후 인더스문명(BC 3000년)과 요하문명(BC 5500년), 안데스문명, 마야문명으로까지 확대되며 시친의 ‘수메르 점토판’ 해석은, 기존의 기득권과 충돌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그의 해석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구약의 대홍수는 12,000년 전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고, ‘엘로 힘/신’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와 형제들처럼 단수가 아닌 복수이며, 사랑하고 질투하며 욕망을 분출하는 인간과 같은 존재들로, 8,000년 전부터 지구를 떠나기 시작해서, 지금은 전부 그들의 고향 별로 갔다는 것이었다.

그 신들이 대책 없이 떠나면서, 섬기던 신의 부재에 혼란을 겪던 사람들은 신의 심부름꾼 역할을 담당하던 제사장에게 의지하게 되었고, 그들은 기도에도 응답이 없는 신들의 자리를 대신하는데 성공하자, 그 권력을 yuji하기 위해 우민화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 방법이란 것이 5공 때의 3S 정책처럼 말초적 쾌락만을 쫓게 만드는 것이라, 이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던 신들은 본보기로 ‘소돔과 고모라’를 유황불로 심판하며 수메르기록은 끝이 난다.

‘신들의 시대’에 신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인간의 권한을 넘는 것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않았고, 오직 인간의 길흉화복에 관한 기도에만 신탁을 주었는데, 신들이 떠나자 오만해진 제사장들은, 엉터리 신탁을 남발하며 ‘불의 심판’을 받게 된다.

(‘시친’은 그 유황불을 핵무기로 표현하고 있으며, 신들의 고향별 이야기와 천지창조, 아담과 이브의 창조와 타락한 인간을 벌하기 위한 신의 재림 이야기도 그의 저서 ‘틸문’ 등에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가장 좋은 삶이란 적들을 쳐부수어, 그들을 네 발 앞에 쓰러트리고, 그들의 말을 빼앗아, 그들의 여자들 울음소리를 듣는 것이다.” (칭기즈 칸)

기독교 연대기(Chronicle of Novgorod)는 몽골군을 신이 내린 징벌이라며 두려워했다고 하는데, 태무진은 왜 이런 공포의 대상이 됐을까?

태무진이 9살 되던 해 아버지 예수게이가 타타르족에게 독살 당하는데, 당시 몽골에는 “적대적 부족이라도 손님으로 방문한 사람은 해치지 않고 후하게 대접한다.”는 ‘초원의 관습’이라는 것이 있었고, 이를 알고 있던 예수게이는 타타르족이 결투가 아닌 초대를 하자 안심하며 응했으나, 그들의 게르에서 독살 당하게 된다.

이후 엄청난 시련을 이겨내며 우여곡절 끝에 몽골을 통합한 태무진은, 예수게이 사건을 교훈삼아 그 어떤 부족도 믿지 않았으며, 항복하고 복종하는 자들은 살려주고, 조금이라도 반항적인 자들은 가차 없이 죽이면서, 정복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악마와 손을 잡은 자(페르시아의 서)’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는데,

독살 전 예수게이는 태무진의 결혼 날을 잡으러 ‘텡그리(天神)’를 모시는 ‘텝 텡그리’에게 길일을 받으러갔는데, 텝은 예수게이와 태무진의 앞날에 대한 신탁을 전해주게 되고, 훗날 그 신탁을 알게 된 태무진은 정복전쟁에 텝을 대동하면서, 전투 전엔 항상 신탁을 듣고 작전을 구상했다는 것을 보면, 영매의 능력이 대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태무진이 몽골제국을 세울 당시, 텝은 신을 동원한 프로파간다를 수행하게 되는데, 제우스의 경우처럼 신들은 제사장에게 인간의 신변잡기에 관한 신탁을 줄 뿐이지, 수많은 사람들의 목이 걸린 전쟁이나 정치에 관한 신탁은 주지 않았는데, 신탁이 틀리는 횟수가 점점 늘면서 신뢰를 잃게 된 텝은, 상당수의 추종자들을 모아 칭기즈 칸에 대항했으나 끝내 처형당하게 된다.
결국 자신의 신탁은 보지 못한 셈.

텡그리(天神)를 환인(桓因)으로 보는 역사학자들도 있는데,
이는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는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주면서 100일간 굴에서 나오지 말 것을 요구한 것과 비슷한, 다음과 같은 금기들이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사할 땐 손 없는 날에, 결혼식 날짜는 신랑신부의 사주팔자를, 喪가 출입하는 일은 가려야 하고, 喪가에 다녀오면 소금을 뿌려야 하며, 喪중에는 사자(死者)의 소지품을 소각하고. 喪당한 사람은 결혼식장에 가면 안 되고, 결혼 날 잡은 사람은 상가에 가선 안 되고, 산모 집에는 금줄을,
...
등등은 지켜야 하고,

왕궁(王宮) 이전과 같이 천문학적 세금이 필요해 神들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백성들 고혈을 짜는 일,
서양식 喪가는 귀신 붙는다고 가서도 조문 안하는 일,
왜적 물리칠 화포 등 병기를 무력화 시키며 왜구를 끌어들이는 일,
개미 등치는 일, 없는 자 핍박하는 일, 가난한자 놀리는 일,
천지지지 자지아지(天知地知 子知我知) 손바닥에 王자 써서 하늘 가리는 일,
........
등등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한다.

바람둥이 제우스는 선을 행한 사람에겐 상을 주고 악을 행한 자에겐 벌을 주었으며,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텡그리(天神) 역시 제우스와 같았다는 것을 보면,
시친의 주장처럼 각 문명에서 섬겼던 신들은 확고한 원칙이 있었는데,
신탁을 수행하던 인간 제사장들이 늘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신탁을 바르게 전하지 않는 것은 ‘영매/ 무당’의 가장 큰 죄로,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고 한다.
올바른 神卓을 전하는 제사장을 만나는 것도 卜인 것을,
내가 한 악행, 악언, 악심이 곧 스스로에 대한 저주인데,
삿된 자들에 가스라이팅 당해 저주를 재촉하는 상황에서,
애먼 사람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될 일이다.


조도환 논설위원 기사 더보기

smspd1@naver.com

실시간 HOT 뉴스

가장 많이본 뉴스

기사 목록

신동아방송 지역방송국
검색 입력폼